한옥에서
전통과 현대의 미묘한 조화
전통과 현대의 미묘한 조화
무無 조차 없다는 뜻을 지닌 한옥 무무헌은 절제와 비움의 미학을 담고 있다. 황두진 건축가가 설계한 이 수수한 한옥과 색다른 조합을 이뤄낸 트루투타입의 컬렉션.
가회동 북촌한옥마을에 위치한 무무헌은 ‘중첩된 기하학’의 개념을 주장한 황두진 건축가가 설계한 한옥으로 소박하면서도 품위가 느껴지는 집이다. 바로 이 곳에서 트루투타입의 컬렉션을 세상에 처음 알리게 되었는데, 문화적 자산과 역사적인 이야기를 중요시 여기고 동시대적 영감을 제안하고자 하는 브랜드인 만큼 고즈넉한 한옥에서 컬렉션을 선보이게 되어 의미가 깊다. 트루투타입은 월간지 ‘행복이가득한집’에서 주관하는 행복작당 2023(Days of Happiness 2023)의 기획 전시로 참여하게 되었으며, 김효진 대표가 공간 연출을 맡아 산뜻하고 새로운 분위기로 구성해냈다.
화사한 옐로와 민트 컬러를 포인트로 사용해 전통적인 한옥에 젊은 감각을 수혈하고 단정한 도형미가 드러나는 가구 컬렉션을 배치해 현대적인 요소가 버무려진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한옥에는 고재와 회벽, 한지, 청회색 기와 등 질감이 두드러지는 여러 재료가 뒤섞여있다. 트루투타입의 컬렉션 역시 재질이 강조된 가구, 소품으로 구성되어 한옥의 캐릭터와 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형태로 완성된 트루투타입 컬렉션은 사이즈가 콤팩트(Compact)해서 아담한 한옥 공간을 답답하게 채우지 않고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줬다. 나무와 금속을 나사로 결합해 산업미를 드러낸 업라이트 체어와 테이블, 일렁이는 금속 표면이 초현실적인 인상을 주는 모닐레 미러 등 전통 한옥과는 다른 트루투타입 컬렉션의 디테일 표현이 공간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주었다. 한옥의 존재감에 팽팽하게 맞서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는 장면을 자아낼 수 있었다.